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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열악한 생활 환경, 아동 및 신생아 생명에 심각한 위험 초래

2024.11.28

가자지구에서 전쟁과 파괴가 1년 넘게 끊임없이 이어진 가운데,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열악한 생활 환경과 인구 밀집 지역에 대한 공격, 식량 접근성 부족, 반복되는 실향이 팔레스타인 아동 및 신생아, 산모들에게 심각한 보건 위험을 초래하고 있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감염병, 호흡기 질환, 피부 질환을 앓는 신생아를 치료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환자들은 전쟁 전에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 수가 더 많고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습니다. 급성 폐렴 아동 환자들도 입원해 있는 소아병동은 현재 과밀화 상태입니다.”_닥터 모함메드 아부 타이옘(Dr. Mohammad Abu Tayyem) / 나세르 병원에서 근무하는 국경없는의사회 소아과 의사(가자지구 남부에 소재한 해당 병원에서는 매일 300명 이상의 소아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병원에는 국경없는의사회 팀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수의 환자가 유입되고 있다. 2024년 6월부터 10월 사이 나세르 병원 소아병동에서 3,421명의 신생아 및 5세 미만 아동이 국경없는의사회로부터 치료를 받았으며, 그 중 약 4분의 1(22%)은 설사병, 8.9%는 뇌수막염 환자였다. 같은 기간 동안 생후 1개월 미만 신생아 168명과 1-5세 아동 10,800명 이상이 상기도 감염으로 나세르 병원 응급실에서 진료를 받았다. 또한 약 1,294명의 1-5세 아동이 하기도 감염으로 나세르 병원에 입원했고, 그중 약 459명은 폐렴을 앓고 있었다.

1년 간의 전쟁으로 무너진 보건 체계와 치료 접근성

실향민 인구가 밀집된 이른바 ‘인도적 지대(humanitarian zone)’에서 국경없는의사회는 1차 진료소(Primary Health Care Clinic, PHCC) 3곳과 나세르 병원에서 신생아 및 산과, 소아과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나세르 병원은 가자지구 남부에서 유일하게 제대로 기능하는 모성병동 중 하나가 있는 시설이다.  11월 19일 기준으로 가자지구에 소재한 병원 36개 중 17개만이 부분적으로 기능을 유지하고 있다(출처: OCHA).
 
가자지구에서 어머니들은 갓 태어난 또는 어린 자녀를 이용 가능한 소수의 병원 및 보건센터에 데려가기 위해 여러 위험을 감수한다. 가령 의료시설에 가기 위해 먼지로 뒤덮이고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에서 안전하지 않은 경로를 따라 걸어서 또는 동물이 끄는 카트를 타고 장거리를 이동해야 한다. 이러한 여정에서 아동과 신생아는 더 큰 공격 위험과 건강이 악화할 수 있는 심각한 위험에 노출된다. 치료를 받더라도 신생아 및 아동 환자들은 비위생적인 생활 환경으로 돌아가게 되며, 결국 상태가 다시 나빠지고 제대로 회복할 수 없게 된다.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하는 나세르 병원에서 한 여성이 영양실조에 걸린 자녀 옆에 앉아있다. 2024년 10월. ©Nour Alsaqqa/MSF

열악한 생활 환경, 위생용품 및 식량 부족, 끊임없는 스트레스로 인해 상당수의 임신부들이 영양실조 상태로 조산하고 있으며 출산 합병증에 걸릴 위험도 커진다. 이러한 위기 사태는 의료시설과 병원에서 필수 의료 및 비의료 물품이 심각하게 부족해 더욱 악화하고 있다. 

추위와 함께 찾아오는 새로운 보건 위험

실향민 가족들은 비좁은 텐트 또는 비닐 시트와 각종 천으로 만든 천막 아래에서 머물며, 깨끗한 물과 비누와 같은 위생용품, 기타 기본적인 수요에 대한 접근성이 부족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다. 겨울이 다가오고 기온이 떨어지면서 생활 여건이 악화하고 있고, 이로 인해 특히 신생아와 아동이 피부 및 호흡기 질환, 옴, 급성 설사병, 바이러스 감염병과 같은 질병에 걸릴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

또한 가자지구에 들어오는 구호품의 급격한 감소가 물가 상승으로 이어졌고, 이로 인해 주민들은 영양가 있는 식량을 구매할 여력을 잃었다. 이미 식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는 특히 영유아와 아동 사이에서 영양실조를 초래하고 있다. 가자지구에 고립된 주민들의 고통을 줄이기 위한 주요 해결책은 구호품이 아무런 제약없이 가자지구로 반입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신생아, 아동, 산모 등 지역사회 주민들이 직면한 필수 의료 및 비의료 구호물품 부족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 

아들이 쓸 기저귀가 없어요. 심지어 적절한 옷도 없어서 비닐봉지를 대신 사용해야 하는데, 이 때문에 아들 피부가 감염과 발진에 더 많이 노출되고 있어요. 텐트에서 생활하면서 아이들이 극한 환경에 노출되고 있어요. 심지어 제대로 된 침대도 없이 자고 있죠.”_야스민(Yasmin) / 나세르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아동의 모친

매우 힘든 시기가 오랫동안 이어지고 있어요. 전쟁이 시작된 지 1년이 넘었고, 이로 인해 모두가, 특히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이 큰 타격을 입었어요. 영양가 있는 식량과 필수 영양소가 부족하니까요. 이는 신생아와 아동의 건강과 면역력 형성을 저해하면서 감염병에 더욱 취약하게 만들고 있어요.”_닥터 모함메드 아부 타이옘

제 아들은 끊임없이 기침해요. 저는 대부분의 시간에서 병원에서 보내고 있어요. 아들은 웃지도 놀지도 않고, 우유도 마시지 않아요. 계속 잠만 잡니다. 의사는 [기침을 멈추기 위해서] 아들을 불에서 멀리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이게 가능한 일일까요? 무엇이든 요리하려면 불을 써야 하는데 말이죠.”_야스민

야스민은 가스가 없어 플라스틱을 사용해 불을 지필 수밖에 없다. 2024년 11월. ©Ibrahim Nofal


계속 늘어나는 의료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Khan Younis) 소재 나세르 병원 소아병동에서 응급실과 9개 병상을 갖춘 소아 집중치료실, 23개 병상을 갖춘 신생아 집중치료실을 지원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가 제공하는 소아과, 신생아, 산부인과 치료는 가자지구의 막대한 의료 수요에 비하면 너무나도 미미한 수준이다. 즉각적이고 영구적인 휴전만이 가자지구 주민들의 고통을 줄이고 의료서비스와 인도적 지원에 대한 접근성을 보장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이다.